투자기록노트

미국 주식, 나는 왜 테슬라부터 샀을까, 주린이의 첫 기록과 그 안의 감정들

현실돈 연구자 2025. 7. 2. 01:17

2024년 5월, 나는 처음으로 미국 주식을 샀다.
한국 주식도 해본 적 없던 나였지만, 그날은 뭔가 결정을 내리고 싶었다.
모으기만 해서는 부족하다는 감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고,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진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던 시점이었다.
주식은 그중 하나였다.
너무 큰 기대도, 너무 많은 정보를 모으지도 않았다.
그저 ‘시작해봐야 진짜 감이 생긴다’는 생각으로,
그날 나는 테슬라를 샀다.

 

왜 테슬라였을까?

사실 테슬라가 가진 브랜드 이미지나 마케팅보다는
그때 당시 차트를 보는 내 눈에 ‘너무 비싸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었다.
최근에 주가가 크게 하락해 있었고,
‘저점’이라는 개념조차 잘 모르던 나였지만,
이 가격이라면 리스크가 덜하겠다는 막연한 판단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 판단이 얼마나 논리적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 선택을 하면서 처음으로 돈을 ‘의식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던 것 같다.
그전까지는 돈을 ‘쓸지 말지’로만 고민했지만,
그날 처음으로 ‘어디에 둘 것인지’를 고민하게 됐다.


투자라는 감각이 처음 생기던 순간

내가 주식을 시작한 이유는 단순하다.
돈을 모으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저축은 했고, 예적금도 하고 있었다.
소비를 줄이는 여러 습관도 도입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계속 아끼고 있는데,
내 돈은 제자리에서만 머물고 있지는 않나?’

그때부터 ‘내 돈도 나와 같이 움직이게 하고 싶다’는 감각이 생겼다.
그 시작이 바로 미국 주식이었다.

 

내가 보는 지표는 복잡하지 않다

나는 완전한 주린이다.
기업 분석도 깊게 하지 못하고,
차트의 의미도 아직은 표면적으로만 해석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나는 분석보다는 ‘비교’ ‘감정 조절’에 집중하려고 한다.

내가 주로 참고하는 사이트는
stockanalysis.com이다.
여기서 자주 보는 건

  • Financials 탭의 YOY 매출 증가
  • Profit 그래프의 흐름
  • Forecasts 탭의 Analyst Price Target
  • 현재 주가와 Price Target 간의 갭
  • 의견의 양극단에 있는 전문가들조차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만큼은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다는 흐름

처음엔 너무 많은 정보에 압도됐지만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배우려고 하는 것은 어떤 흐름이다.
극단적으로 낙관적이거나, 혹은 회의적인 분석 속에서도
‘결국 이 회사는 커진다’는 관점이 공통적으로 깔려 있다면,
나는 그걸 하나의 신호로 받아들이려 한다.
결국 시장은 방향성을 중심으로 수렴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제는 몇 가지만 딱 보면서
‘이 기업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가’를
느끼는 연습을 하고 있다.

완벽히 이해하지 않아도, 감각을 기르는 연습은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그동안 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 '무지'

나는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것은 관심을 갖기전까지는 내 영역 안으로 들이지 않는다.

지금도 주식을 모르지만, 아예 관심을 갖기전에는 관심을 갖을 이유조차도 나는 필요하지 않았고

그래서 하지 않았었다.

지금은 여러 이유가 생겨서 관심의 영역으로 들어왔지만 아직도 잘 모른다.

단지, 일단 시작하고 시작했으면 관심을 둘거라 생각해서 방향을 평소와 다르게 거꾸로 잡았을 뿐이다.

하지만 내 영역으로 들이기로 했기 때문에 이제는 무지로 나두면 안되고

점차 여러개념과 정보를 습득해갈 계획이다.

 

수익은 기쁨보다 ‘조심’을 줬다

운이 좋게도
처음 샀던 테슬라는 시간이 예상했던대로 회복을 했고
수익도 조금 생겼다.
하지만 그 수익은 나를 들뜨게 하기보단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지금 팔아야 하나?’
‘이게 정상 수익률인가?’
‘욕심내다 다 잃는 건 아닐까?’

수익을 통해 얻은 건 기쁨보다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 덕분에
‘기대 수익률’이라는 개념,
‘투자 목표’라는 기준,
‘손절가’ 같은 현실적인 감각들이
조금씩 내 언어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무지출 챌린지와의 작은 연결

나는 무지출 챌린지를 하면서
‘돈을 안 쓰는 연습’도 했지만,
더 중요한 건 ‘돈을 왜 쓰는지를 점검하는 시간’이었다.

주식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을거 같다.
그냥 수익을 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내가 돈을 다루는 방식에 ‘의식’을 더하는 행위였다.

소비 → 절약 → 관찰 → 투자
지금 내 흐름은 이렇게 이어지고 있다.
아직은 모든 게 서툴고,
아직은 모든 게 실험이다.
하지만 하나하나 기록하면서,
조금씩 방향이 잡혀가는 걸 느낀다.

 

내가 주식하면서 만든 나만의 기준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나는 아주 단순한 기준을 만들었다.
아직 전문성은 없지만
이 기준은 나의 투자 행동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 ‘알아도 혼란스럽기만한 종목’은 안사려고 한다.
    → 고평가, 변동성 큰 종목은 투자할 수도 있지만, 배팅하듯이 한탕을 노리듯이 큰것을 노리지는 말자. 만약 한다면 잃어도 괜찮은 수준으로 접근하자.
  • ‘한눈에 수치 흐름이 납득되는 기업’을 선택한다
    → YOY 성장, 수익성, 전문가 평가가 상식선에서 납득돼야 함
  • 롱텀투자 그리고 숏텀투자→ 지금 나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시선으로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먼저, 전체 자산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롱텀 투자. 이건 말 그대로 가치 중심의 투자다. 회사의 재무 흐름, 산업 성장성, 실적 안정성 등을 기준으로 길게는 몇 년을 생각하고 종목을 선택한다.
  • → 그리고 한편으로는 숏텀 투자도 소액으로 병행 중이다. 이는 실험적인 접근이다. 시장 반응이나 이슈 흐름에 맞춰 짧게 들어갔다가 나오는 구조고, 금액은 작다. 잃어도 괜찮을 만큼의 선을 고려한 운용이다.

이 둘을 병행하는 이유는 단기적 민감도와 장기적 확신을 동시에 키우기 위해서다.
단기 트레이딩은 감정을 훈련시키고,
장기 보유는 내 기준을 강화시킨다.
아직은 두 영역 모두 배우는 단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밸런스는 내 투자 리듬을 지켜주는 중요한 축이 될 거라 믿는다.

나는 초보다. 하지만 방향은 만들고 있다

나는 지금도 차트를 보면 헷갈리고,
지표를 보면 이해가 느리다.

하지만 단 하나는 분명하다.
나는 지금 돈을 다루는 감각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

무지출 챌린지는 나에게
‘돈을 멈추는 법’을 생각하게 해주고
주식은 이제
‘돈을 움직이는 법’을 생각하게 한다.

둘 다 어렵지만
둘 다 나를 성장시킨다.

 

마무리

2024년 5월, 나는 처음으로 미국 주식을 샀다.
종목은 테슬라였다.
지금은 그 이유가 얼마나 합리적이었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때부터 나는 돈을 갖고만 있던 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으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내 통장 잔액이 가르쳐준 적 없던
‘돈과 감정의 거리’를 나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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