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출챌린지

무지출 챌린지 2일차, 나는 오늘 돈을 썼다. 그리고 후회는 없었다

현실돈 연구자 2025. 6. 29. 23:39

오늘은 지출이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피곤해서 쓰게 된 돈이라기보다는,
이 챌린지를 시작한 진짜 이유를 다시 떠올리게 한 소비였다.

‘돈을 안 쓰는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왜 쓰는지를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한 실험이니까.
오늘은 내 소비가 어떤 이유로, 어떤 맥락 속에서 일어나는지를 관찰한 하루였다.


오늘의 소비: 직무관련 커뮤니티 모임 + 저녁 햄버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직무 관련 커뮤니티 오프라인 모임이 있었다.
그동안 온라인으로만 소통하던 사람들이 오랜만에 모였고,
공간대여비와 간식비 등 운영비가 있었기 때문에 비용을 나눠 낼 예정(비용은 아직 미정이지만 15,000원 이하로 추측).

이건 내가 선택한 모임이었고,
그 안에서 얻는 정보와 관계는 분명히 내 일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나는 이걸 ‘필수 지출’로 분류했다.
챌린지를 하면서 기준을 세운 게 있었고, 이건 그 기준 안에 들어간다.

저녁은 아내와 함께 먹었다.
모임후에 집에 와서 뭐 해 먹을까 고민하는 찰나, 아내가 '햄버거 먹고 싶어'라고 했다.
사실 나도 그다지 개의치 않기는 했다.
집에 재료가 있긴 했지만, 피곤했고 요리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우리는 근처 맥도날드에서 더블 쿼터파운드 치즈세트 + 치킨 스낵랩, 슈슈버거를 주문했다.
쿠폰도 써서 최대한 아끼긴 했다.

 

이건 실패가 아니다

이 상황을 챌린지 기준으로 보면 실패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소비는 충동적이거나 무의식적인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소비를 인식하고 있었고,
챌린지를 하고 있다는 걸 염두에 둔 상태에서 판단했고,
그 선택은 내 감정, 상황, 관계를 고려한 결과였다.

무지출 챌린지의 본질은 단순한 소비 차단이 아니라, 소비를 바라보는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
그 기준에서 본다면, 오늘의 소비는 실패가 아닌 과정이었다.

오늘 내가 느낀 점

 

  • 커뮤니티 모임 관련 지출은 불필요한 소비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
  • 피로가 누적되면, 요리를 포기하고 외식을 택할 확률이 올라간다
  • 아내와의 대화 속에서도, ‘무지출’이라는 말을 꺼내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 소비를 통제하려면,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의 균형감도 중요하다

기록을 통해 얻은 패턴

나는 오늘도 기록을 남겼다.
시간대별 소비 충동은 거의 없었다.
커피나 간식, 편의점 같은 건 원래 잘 찾지 않는 편이고,
주말이기도 해서 외부 자극이 많지 않았다.

다만, 저녁 시간이 되면서 피로가 누적된 시점
'그냥 오늘은 사 먹자'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결국 햄버거를 먹었지만, 그 전에 잠깐 '집에 뭐라도 해먹을까?'란 고민도 분명히 있었다.
이건 단순히 편한 선택이 아니라,
‘에너지가 떨어지면 소비 판단력이 흐려진다’는 나만의 소비 패턴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생각했다.

그걸 이렇게 적어놓는 것만으로도 내 소비 감각이 훨씬 또렷해지는 걸 느낀다.
그리고 이 기록은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서 다시 돌아볼 수 있는 데이터가 된다.

 

나의 소비 기준, 다시 확인

지금 나는 챌린지를 하면서 ‘나만의 기준’을 다시 떠올렸다.

  • 필수 지출 → 업무, 건강, 기본 생계
  • 미룰 수 있는 소비 → 외식, 배달, 쇼핑
  • 소비 충동은 기록 → 시간/감정/상황까지 메모
  • 대체 루틴은 사전에 정리

오늘의 소비는 ‘예외’이긴 했지만, 기준을 벗어나진 않았다.
그리고 이건 중요한 기준 재점검의 계기가 되었다.

내일을 위한 준비

내일은 월요일이고, 평소처럼 출근하는 날이다.
평일에는 회사 점심이 법인카드로 제공되기 때문에,
식사에 대한 소비 부담은 거의 없다.
출퇴근 교통비 정도가 전부일 가능성이 높지만,
피로도나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예상치못한 티타임이나 모임이 생길경우가 있긴 하지만..일단 생각하지말자.

암튼, 오늘의 기록을 바탕으로 아래를 준비해두기로 했다.

  • 점심은 법인카드로 해결가능하므로 걱정없고, 외식은 유혹이 있어도 패스
  • 퇴근길 충동적인 마트방문은 자제하기
  • 출퇴근시 쿠팡 등 쇼핑앱은 눈팅은 하되, 장바구니에만 일단 넣어놓고 구매는 한번 더 고민하기

이제 이 챌린지는 숫자만 줄이는 게임이 아니다.
하루하루 내 소비의 패턴을 더 정확히 파악하고,
내 감정과 행동 사이에 거리를 두는 훈련이다.
오늘은 조금 썼지만, 의미는 충분했다.

 

마무리

무지출 챌린지 2일차.
나는 오늘 돈을 썼다.
이전과 특별히 다를수 없는 소비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존과 다른 부분은,
그걸 기록하고 분석했고, 납득했다.

그건 절약보다 더 큰 가치였다.
이렇게 하루하루가 쌓이면, 언젠간 나는
‘무의식적 소비자’에서 ‘선택적 소비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 시작을 기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히 의미 있었다.

 

금일 무지출챌린지 소비패턴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