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머니루틴

무지출 챌린지 7일간의 기록 – 절제보다 더 중요한 걸 알게 됐다

현실돈 연구자 2025. 7. 5. 10:40

무지출 챌린지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처음엔 단순했다.
‘돈을 안 쓰면 뭔가가 달라지지 않을까?’
‘내가 진짜 어떤 소비를 하고 있는지를 한 번쯤 들여다보면 좋겠다’
이런 마음이었다.
그런데 하루하루 기록하면서 알게 된 건,
나는 애초에 자잘한 소비를 잘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이었다.

6일차에 장을 봤다.
총 지출은 32,200원.
딱히 계획에 없던 충동구매도 아니고, 필요해서 산 재료들이었다.
그 외엔 일주일 동안 특별한 소비가 없었다.
무리해서 참은 것도, 억지로 줄인 것도 아니었다.
그냥 나는 평소에도 그렇게 살고 있었다.

 


'내가 절제를 못하는 사람은 아니구나'라는 걸 확인한 시간

이번 챌린지를 통해 느낀 건
내가 생각보다 ‘소비를 절제해야 할 만큼’ 소비를 많이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혼자 있을 때, 혹은 개인 시간에서의 소비는 거의 없었다.
간식, 배달, 카페, 편의점, 쇼핑 등
소위 말하는 ‘작은 낙’으로 소비하는 습관이 없었다.
그래서 이 챌린지가 나에게는
‘절약’이 아니라 ‘확인’의 시간이었다.

 

소비는 내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생긴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소비가 내가 혼자일 때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더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자각한 것이다.
함께 식사를 할 때, 카페를 갈 때,
내가 아닌 ‘상대’를 고려해서 돈을 쓰는 순간이 많았다.

그리고 그게 불편하지 않았다.
‘이건 챌린지 중이니까 하지 말아야지’라고 억지로 멈추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내 소비 중 이런 ‘관계 소비’는
앞으로도 줄이거나 억누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건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유지하고,
서로의 기분을 지키는 일.
그게 나에게는 돈보다 더 중요한 일이 될 때도 많다.

 

무지출 챌린지가 의미 없었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확실히, 의미는 있었다.
단지 ‘돈을 안 쓰기 위한 실천’이라기보다는,
내가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고 있는지를 언어로 정리하는 경험이었다.
무심코 지나쳤던 하루 소비들 속에
이유가 있었고, 맥락이 있었고, 감정이 있었다.
그걸 기록하고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경제적 자아는 조금 더 또렷해졌다.

 

앞으로는 챌린지를 하지 않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앞으로 무지출 챌린지를 다시 하진 않을 것이다.
이 방식은 내 삶에 아주 잘 맞지는 않았다.
내가 필요 이상으로 소비를 하거나,
습관적인 과소비에 노출되어 있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내가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파이’를 키울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방식이
지금의 나에게는 더 중요하다.
절약이 아니라 성장.
그게 나의 다음 루트다.

 

이 챌린지를 추천할까?

정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이 챌린지를 주변에 굳이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소비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기 객관화’가 먼저라는 점이다.
나는 이번 챌린지를 통해
‘내가 스스로를 이미 잘 통제하고 있었구나’라는 걸 확인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지금 내 소비는 정말 불필요한 게 많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건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나는 무지출 챌린지보다
‘자기 소비를 관찰하는 루틴’을 추천
하고 싶다.
챌린지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에게 남은 것은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소비를 어떻게 했는지, 왜 했는지를 매일 써 내려가면서
나는 한 가지를 확신할 수 있게 됐다.
내 소비는 생각보다 단순하고 명확하다는 것.
그리고 그 안에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들이 분명히 들어 있다는 것.
돈을 안 쓰는 것도 가치지만,
어떤 돈을, 왜 쓰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걸 느꼈다.

 

마무리

무지출 챌린지는 내게 큰 변화를 주진 않았다.
하지만 확인시켜준 건 있었다.
나는 내 소비를 꽤 잘 알고 있고,
내가 원하는 소비와 원하지 않는 소비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
그 자각 하나만으로도,
이번 7일은 꽤 괜찮은 실험이었다.
다음엔 돈을 어떻게 쓰는가보다
돈을 어떻게 더 잘 벌 수 있을지를 실험해보고 싶다.
그게 지금의 나에게 더 맞는 챌린지일지도 모르니까.

 

무지출챌린지 소비패턴